안녕하세요
오늘은 제가 최근 읽은 책 중에서도 유독 마음 한켠을 잔잔하게 물들였던 작품, 페트라 펠리니 작가님의 월요일 수요일 토요일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이 책은 단순히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관계 속에서 잊고 지내던 소중한 의미들을 다시금 꺼내 보여주는 마법 같은 힘을 가지고 있어요.

매일이 아니어도 괜찮아, '월요일 수요일 토요일'이 주는 의미
소설의 제목, 월요일 수요일 토요일은 주인공 린다와 후베르트 할아버지의 만남을 상징하는 요일들이죠. 일주일을 온전히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사흘 동안의 만남. 어쩌면 짧다고 느껴질 수 있는 이 시간들이 그들에게는 왜 그리 특별하고 소중했을까요?
https://youtube.com/shorts/XeO4-cOodfQ
저는 이 '월요일, 수요일, 토요일'이라는 약속이, 불안정한 삶 속에서 하나의 단단한 루틴이자 예측 가능한 행복을 선물했다고 생각합니다. 삶의 희망을 놓으려는 린다에게는 외부 세상과 연결되는 끈이자 책임감으로, 기억을 잃어가는 후베르트 할아버지에게는 어렴풋하지만 반복되는 익숙함과 온기로 작용했을 거예요. 매일이 완벽할 필요 없음을 정해진 시간 속에 진정한 연결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뭔가 잘못될 때면 사람은 언제나 평범한 일상을 그리워한다. -17쪽
'사라져가는 것들' 사이에서 피어나는 관계의 꽃
책 속 두 주인공, 린다와 후베르트는 모두 '사라져가는 것들'을 안고 살아갑니다. 린다는 삶에 대한 의지, 즉 희망이라는 감정을 잃어버렸고, 후베르트 할아버지는 치매로 인해 소중한 기억들을 점차 놓쳐가죠.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사라져가는 것들 사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관계'가 피어납니다.
★린다: 노인의 곁에서 자신을 필요로 하는 존재를 만나며 삶의 무력감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할아버지의 조용한 존재감과 린다의 작은 행동들이 엮이며, 린다 내면의 황폐함은 조금씩 초록빛으로 물들기 시작하죠. 타인을 돌보는 행위가 곧 자기 자신을 돌보는 행위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사람의 인생에서 아주 굉장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내가 없더라도 모든 것은 자기 갈 길을 갈 테지. -187쪽
★후베르트: 기억은 흐려져도, 린다가 방문하는 요일에는 분명한 감각으로 '누군가 나를 찾아온다'는 따스함을 느낍니다. 세상을 떠난 아내를 기다리는 그의 순수한 마음과, 린다에게 전해지는 무언의 지혜와 온기가 독자의 마음을 울립니다. 40년간 수영장 안전요원으로 일했던 그의 성실함과 침착함이 치매 속에서도 린다에게 묘한 안정감을 선사하기도 하죠.
이 둘은 서로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서로의 존재 자체로 가장 큰 위로와 안식처가 되어줍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수많은 관계들 속에서, 조건 없는 마음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지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평범한 일상이 선사하는 비범한 위로
이 책은 거대한 갈등 없이 린다와 후베르트의 소박한 일상을 통해 이야기를 펼쳐나갑니다. 때로는 조용하게, 때로는 엉망진창인 시간을 보내고, 때로는 기억을 더듬는 노인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는 과정들, 얼핏 보면 평범하고 지루할 수 있는 이 순간들이 이 책의 가장 큰 감동 포인트입니다. 사실 이런 부분때문에 초반에는 지루하게 느껴질 요소는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소설의 절정에서는 여러가지 사건을 통해 긴장감을 불어넣기도 합니다.
후베르트의 운명을 우리가 바꿀 수는 없고, 지금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만이 우리에게 남아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같다. -292쪽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가지려 애쓰고, 더 거창한 목표를 좇으며 살아가죠. 하지만 월요일 수요일 토요일은 어쩌면 삶의 진정한 아름다움과 위로는, 바로 지금 이 순간, 내 옆의 사람과 나누는 작은 숨결 같은 교감 속에 있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기억이 희미해져도, 삶의 무거움에 짓눌려도, '마음은 쌓여간다'는 진리처럼요.
마무리하며: 사라지지 않을 마음을 찾아서
월요일 수요일 토요일은 빠르고 자극적인 것들로 가득 찬 세상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내 안의 평화를 찾아볼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합니다. 지치고 힘든 날,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이 책을 펼쳐보세요. 린다와 후베르트가 당신에게도 '월요일, 수요일, 토요일'의 마법을 선물할 것입니다.
진짜 마지막으로 조금 아쉬웠던 부분을 이야기하자면 작품 속 케빈의 서사가 조금은 빈약한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서 케빈은 '어떤 인물일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조금만 더 작품내에 표현되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참고로 케빈은 린다의 친구로 나옵니다. 케빈의 이야기도 들여다보고 싶은 개인적인 의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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